보증금 안 돌려줄 때 대처법
내용증명·임차권등기명령·지급명령 총정리
가을 이사철이 다가오는데, 요즘 전월세 시장이 심상치 않아요. 세제개편 이후 집주인들이 세를 놓는 대신 직접 들어와 사는 경우가 늘면서 전월세 매물이 줄고, 새 세입자를 못 구해 "다음 세입자 들어오면 보증금 줄게요"라며 반환을 미루는 집주인도 늘고 있어요.
그런데 보증금을 돌려받는 절차는 생각보다 체계가 잘 잡혀 있어요. 순서만 지키면 시간이 걸릴 뿐 대부분 받을 수 있고, 순서를 어기면(특히 보증금 받기 전에 이사·전출부터 하면) 정말 위험해져요. 부비가 단계별로 하나씩 정리해 드릴게요.
• 0단계: 만기 2개월 전까지 "계약 끝내고 나가겠다"고 통지 — 안 하면 묵시적 갱신으로 계약이 연장돼요.
• 1단계: 만기 후에도 안 주면 내용증명으로 반환 기한을 못 박아요.
• 2단계: 임차권등기명령 신청(비용 5만원 안팎) — 등기 확인 후엔 이사·전출해도 권리가 유지돼요.
• 3단계: 지급명령(빠르고 저렴) 또는 보증금반환소송 — 소송부터는 지연이자가 연 12%까지 붙어요.
• 보증보험 가입자: 이 절차 대신 HUG 등에 이행청구하는 게 가장 빨라요. 다만 이때도 해지 통지·임차권등기는 필요해요.
한눈에 보는 단계별 수단
| 단계 | 수단 | 언제 | 비용 | 걸리는 시간 |
|---|---|---|---|---|
| 0 | 해지(갱신거절) 통지 | 만기 6~2개월 전 | 무료(문자·통화 가능) | 즉시 |
| 1 | 내용증명 | 만기 후 미반환 시 | 1~2만원 안팎 | 2~3일 |
| 2 | 임차권등기명령 | 만기 후 미반환 시 | 5만원 안팎 | 신청~등기 약 2주 |
| 3-a | 지급명령 | 다툼 여지가 없을 때 | 소송 인지대의 1/10 | 이의 없으면 약 1개월 |
| 3-b | 보증금반환소송 | 집주인이 다툴 때 | 보증금 5천만원 기준 인지대 약 23만원+송달료 | 2~6개월 |
| 4 | 강제집행(경매·압류) | 판결·확정 후에도 미반환 시 | 별도 | 수개월 |
0단계 — 만기 2개월 전까지, 나간다고 말해두세요
의외로 여기서 꼬이는 경우가 많아요. 계약 만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 사이에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나가겠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계약이 같은 조건으로 자동 연장되는 묵시적 갱신이 돼요. 묵시적 갱신이 되면 만기가 지나도 집주인에게 당장 보증금을 돌려줄 의무가 생기지 않아요(세입자가 해지를 통지하고 3개월이 지나야 효력 발생).
- 통지는 문자·카톡·통화 녹음도 가능하지만, 기록이 남는 방법(문자·카톡)이 안전해요.
- "○월 ○일 만기에 맞춰 퇴거 예정이니 보증금 반환을 준비해 주세요"처럼 날짜를 명시하세요.
- 이미 묵시적 갱신이 됐다면 지금이라도 해지 통지를 하세요. 통지 도달 후 3개월이 지나면 계약이 종료되고 반환을 청구할 수 있어요.
1단계 — 내용증명: 반환 기한을 못 박는다
만기가 지났는데도 보증금을 안 주면, 우체국 내용증명으로 공식 문서를 보내세요. 내용증명 자체에 법적 강제력은 없지만, ① 언제 반환을 요구했는지 증거가 남고 ② "이 사람이 진짜 법적 절차로 가는구나"라는 압박이 돼서 이 단계에서 해결되는 경우가 꽤 많아요.
① 임대차 계약 정보(주소·계약기간·보증금 액수) ② 계약이 종료됐다는 사실과 해지 통지 이력 ③ 반환 기한(보통 7~14일) ④ 기한 내 미반환 시 임차권등기명령·지급명령 등 법적 절차에 착수하고, 지연이자와 소송 비용도 청구하겠다는 내용 ⑤ 받을 계좌번호
우체국 방문 없이 인터넷우체국에서도 보낼 수 있어요. 3부를 작성해 1부는 상대방, 1부는 우체국 보관, 1부는 내가 보관해요.
2단계 — 임차권등기명령: 이사 가야 할 때의 필수 안전장치
계약이 끝났는데 보증금을 못 받은 상태에서 이사·전출을 하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사라진다고 했죠. 이걸 해결해 주는 제도가 임차권등기명령이에요. 법원에 신청해서 등기부에 "이 집에 보증금 못 받은 세입자가 있다"고 기재하는 것으로, 등기 후에는 이사·전출을 해도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그대로 유지돼요.
- 신청 요건: 임대차가 끝났는데 보증금(전부 또는 일부)을 돌려받지 못한 경우. 집주인 동의는 필요 없어요.
- 어디에: 집(임차주택) 소재지를 관할하는 지방법원·지원 또는 시·군 법원. 대법원 전자소송으로 온라인 신청도 가능해요.
- 서류: 임대차계약서, 주민등록초본(등본), 계약 종료를 증명할 자료(해지 통지 문자·내용증명 등), 부동산 등기사항증명서.
- 2023년 7월 19일부터는 집주인에게 결정문이 송달되기 전에도 등기가 가능해졌어요. 집주인이 연락 두절이거나 일부러 서류를 안 받아도 등기를 마칠 수 있어요.
- 효과는 덤으로 하나 더: 임차권등기가 된 집은 등기부에 그대로 드러나서 새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워져요. 집주인 입장에선 빨리 돌려주는 게 이득이라, 등기만으로 해결되는 경우도 많아요.
| 비용 항목 | 금액 |
|---|---|
| 인지(수입인지) | 2,000원 |
| 등록면허세(지방교육세 포함) | 7,200원 |
| 등기신청수수료 | 3,000원 |
| 송달료 | 3만원 안팎(당사자 수·회수에 따라 변동) |
| 합계 | 대략 5만원 안팎 (변호사 없이 셀프 신청 기준) |
3단계 — 지급명령 vs 보증금반환소송
임차권등기까지 했는데도 안 주면 이제 돈을 받아내는 절차예요. 두 갈래가 있어요.
| 구분 | 지급명령(독촉절차) | 보증금반환소송 |
|---|---|---|
| 방식 | 서류만으로 진행, 법원 출석 없음 | 변론기일 출석(통상 2~3회) |
| 비용(인지대) | 소송의 1/10 | 보증금 1천만~1억원 미만: 소가×0.0045+5,000원 (5천만원 기준 약 23만원, 전자소송 10% 할인) |
| 기간 | 이의 없으면 약 1개월 내 확정 | 소액사건(3천만원 이하) 2~4개월, 일반 6개월 안팎 |
| 약점 | 집주인이 2주 내 이의신청하면 소송으로 전환(처음부터 다시) | 시간·비용이 더 듦 |
| 추천 상황 | 집주인이 "돈이 없어서 못 준다"는 경우처럼 다툼의 여지가 없을 때 | 집주인이 원상복구·관리비 등을 이유로 다툴 것 같을 때 |
- 지연이자: 계약 종료 후 집을 비워줬는데도 반환하지 않으면 민법상 연 5%, 소장 부본 송달 다음 날부터는 소송촉진법상 연 12%의 지연이자를 청구할 수 있어요. 소장에 지연손해금 청구를 꼭 포함하세요.
- 소송비용: 원칙적으로 패소한 쪽이 부담해요. 승소하면 인지대·송달료 등을 집주인에게 청구할 수 있어요.
- 판결(또는 확정된 지급명령)이 나와도 안 주면, 그 집에 대한 강제경매나 예금·급여 압류로 회수해요.
혹시 경매로 넘어가면 — 소액임차인 최우선변제
집이 경매로 넘어가는 최악의 경우에도, 보증금이 일정 금액 이하인 소액임차인은 순위와 상관없이 보증금 일부를 가장 먼저 돌려받을 수 있어요(대항요건인 전입+점유를 갖추고 있거나 임차권등기를 마친 경우).
| 지역 | 소액임차인 기준(보증금) | 최우선변제 한도 |
|---|---|---|
| 서울 | 1억 6,500만원 이하 | 5,500만원 |
| 과밀억제권역·용인·화성·세종·김포 | 1억 4,500만원 이하 | 4,800만원 |
| 광역시·안산·광주·파주·이천·평택 | 8,500만원 이하 | 2,800만원 |
| 그 밖의 지역 | 7,500만원 이하 | 2,500만원 |
주의할 점이 있어요. 위 기준은 2023년 2월 21일 이후 기준이고, 내 계약일이 아니라 그 집에 근저당 등 담보권이 설정된 시점의 기준표가 적용돼요. 등기부에 오래된 근저당이 있다면 예전의 낮은 기준이 적용될 수 있으니, 등기사항증명서로 담보권 설정일을 꼭 확인하세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에 가입돼 있다면
HUG(주택도시보증공사)·HF·SGI 반환보증에 가입돼 있다면 위 절차로 집주인과 싸울 필요 없이 보증기관에 이행청구를 하면 돼요. 계약 종료 후 1개월이 지나도 보증금을 못 받았을 때 청구할 수 있고, 보증기관이 보증금을 먼저 내준 뒤 집주인에게 알아서 받아내요.
- 다만 이행청구를 하려면 만기 6~2개월 전 해지(갱신거절) 통지와 임차권등기가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0단계와 2단계는 보증 가입자에게도 그대로 중요해요.
- 자세한 조건과 청구 방법은 부비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완벽 가이드에서 정리했어요.
내 상황별 체크포인트
자주 묻는 질문
Q. 집주인이 "다음 세입자가 구해져야 준다"고 해요. 기다려야 하나요?
아니요. 보증금 반환 의무는 계약 종료와 동시에 발생하고, 다음 세입자를 구하는 건 집주인의 사정이에요. 세입자의 집 인도(짐 빼기)와 집주인의 보증금 반환은 동시이행 관계라서, "집 비워줄 준비가 됐는데 보증금을 안 주는" 상태면 지연이자까지 청구할 수 있어요. 기다려주더라도 임차권등기명령은 걸어두세요.
Q. 임차권등기명령만 하면 보증금을 받을 수 있나요?
임차권등기 자체는 돈을 받아내는 절차가 아니라 권리를 지키는 절차예요. 대항력·우선변제권을 유지한 채 이사할 수 있게 해주고 집주인을 압박하는 효과가 있지만, 그래도 안 주면 지급명령이나 보증금반환소송으로 회수해야 해요.
Q. 소송에서 이기면 무조건 받을 수 있나요?
판결은 "받을 권리"를 확정해줄 뿐이라, 집주인에게 재산이 없으면 회수가 어려울 수 있어요. 그래서 소송 전에 등기부에서 근저당이 얼마나 잡혀 있는지, 경매로 넘어가면 내 순위에서 배당이 돌아올지 따져보는 게 중요해요. 근저당이 과도한 집이라면 소액임차인 최우선변제와 반환보증 여부부터 확인하세요.
